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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파생금융상품 시대의 개막

작성자 jun 조회수 481 작성일 19.08.18  16:01

2019년 중반부터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의 과열투기 양상이 사그러들면서 큰 수익을 기대했던 일부 투자자는 실망을 했겠지만, 비트코인의 수익성과 함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그간 미뤄졌던 암호화폐 업계의 큰 이벤트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페이스북 리브라 백서 발표와 청문회보다 더 큰 이벤트는 다름 아닌 뉴욕증권거래소(NYSE) 운영사인 ICE가 설립한 벡트(Bakkt)가 비트코인 기반 파생상품 거래 승인을 받은 것이지요.


벡트는 앞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원회(CFTC)의 조건부 승인을 얻은 데 이어, 지난 8월 16일에는 뉴욕 금융청으로부터 법인설립 승인을 받았고, 이르면 9월중 첫 번째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벡트는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디지털 자산에 따르는 각종 위험을 담보하기 위해1억2500만달러 규모의 보험에 가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벡트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 준비 완료

https://medium.com/bakkt-blog/cleared-to-launch-8dfc3e6f9ed0


사실, 미국 내의 비트코인 파생상품은 벡트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지난 2017년 12월부터 미국 최대 선물거래소인 CME, CBOE 등이 비트코인 선물을 만들어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마중물을 붓는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요, 규제를 중심으로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시장은 만들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자율을 앞세워 너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할 시장 분위기가 투기적으로 변질되기 때문에 시장 조성자, 즉 마켓 메이커의 적절한 입장과 태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미국 선물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물시장의 맏형격인 시카고 상품 거래소, 즉 CME는비트코인 파생상품의 시장 조성보다는 미국 최초,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데만 의의를 뒀을 뿐, 디지털 자산, 혹은 디지털 골드로서의 비트코인의 가치를 상품화하는 데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에 반해, 글로벌 혁신 기술 기업의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소를 운영하는 ICE는 디지털 자산의 거래를 전담할 벡트를 설립하고, 꽤 오랜시간동안 미국 내 주요 금융계 인사에게 비트코인 등이 지닌 변동성의 근원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함께 논의해 왔다는 점이 기대를 갖게 합니다.


그런데, 일반 투자자에게 접근이 쉽지 않은 암호화폐 파생금융상품이 거래 승인을 받은 것이 어째서 중요하다고 하는 것일까요?


2018년 기준 미국 개별주식 총액은 34조달러, 이외 모든 국가의 개별주식 총액은 44조달러 (2018 NASDAQ 보고서) 입니다. 반면, 이들 주식 등을 기초로 한 파생상품 총액은 542조4천억달러 (2018 BIS 보고서) 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초자산 시장보다 파생상품 시장이 훨씬 큰 시장 규모를 갖는 것입니다.




기초자산에 비해 10배 가까운 규모로 거래되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어떤 국가라도 이런 시장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에서 봤듯, 기초자산 기반의 파생상품 시장 조성 및 운영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변동성을 보여주는 비트코인과 제반 암호화폐 기반 파생상품은 더욱 조심스러웠던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만 진행되던 흐름이 미국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금융 패권 상실에 대한 위기감 때문인데요, 2019년 현재 상위 10대 암호화폐 거래소중 8곳은 중국에 있습니다. 바이낸스를 포함, 비트코인 개별주식 시장은 이미 중국이 패권을 쥐고 있는 셈입니다. 기축통화국으로서 금융패권을 매우 높은 가치로 여기는 미국의 속이 편할리 없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역사가 오래된 국가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파생상품 개발과 거래입니다. 미국 금융 당국 입장에서 페이스북은 기대에 못미쳐서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벡트가 그런 일을 하겠다고 나선 셈입니다. 그야말로 기회(10배의 시장)와 위기(패권 다툼) 속에 암호화폐 파생금융상품 시대가 조금씩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주변국과 모든 측면에서 패권을 다투게 된 한국이 아시아 디지털 금융 자산의 패권을 쥐기위한 논의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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